"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마20:16)
예수님께서는 천국에 대한 비유의 말씀 중 "천국은 마치 품꾼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주인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비유의 말씀에서 오후 5시에 와서 1시간 일하고 먼저 와서 일한 사람과 똑같이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받은 일군의 모습에서 천국을 봅니다.
천국의 역사는 은혜입니다. 한 시간 밖에 일하지 못하였음에도 아침 6시부터12시간 일한 사람과 같이 여겨주시는 은혜의 역사입니다. 이 은혜는 받을 자격이 없음에도 주인이 베풀어주신 배려입니다. 구원받을 수 없음에도 구원하여 주신 은혜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천국역사에 합당한 자가 되기 위해서는, 비유와 함께 (마 20:16)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에서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중 부름을 받은 일군의 모습에서 천국에 합당한 자의 모습을 찾아 우리의 것이 되게 해야 합니다.
그럼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된 자의 천국에 합당한 모습은 무엇입니까?
주인의 은혜를 아는 감사입니다.
새벽 6시(유대시간 0시), 오전 9시(유대시간 3시), 12시(유대시간 6시) 오후 3시(유대시간 9시)부터 일한 일군과는 달리, 오후 5시(유대시간 11시)에 온 일군은 일할 시간이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불러 주시고 일하게 해 주신 주인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일을 마친 후, 먼저 온 일군들과 같이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주셨으니 더더구나 감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족한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은혜를 베푸시는 주인에게 감사말고 그 무슨 도리가 있겠습니까?
에든버러 대학의 학부 교수인 '제임스 심픈스' 경은 진통제를 발견하여 고통 없이 수술하는데 크게 공헌했습니다. 그것은 의학계에서 커다란 업적이었습니다. 그의 강의 시간에 어느 학생이 노 교수에게 "선생님의 생애에서 뜻깊은 가장 소중한 발견 한 가지를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는 한동안 머리를 숙이고 있다가 "나의 생애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발견은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과 예수께서 나의 구주라는 사실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제임스 심픈스 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죄를 대속 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피흘려 주신 그 구원의 은혜를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발견이자 감사임을 고백한 것입니다.
천국에 합당한 사람은 이렇게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알고 그 은혜에 감사하는 사람입니다. 포도원에 먼저 불려온 사람들은 일찍 일자리를 얻은 자랑스러운 일군임에도 감사하기보다는 원망하고 불평함으로 나중 된 사람이 되었습니다.
플라우트스는 "은혜를 받을 줄만 알고 그것을 보답할 줄 모르는 사람은 가치 없는 사람이다"라고 했습니다. 주인의 은혜를 아는 것과 감사하는 것은 모든 일군이 가져야 할 모습입니다. 한시간 일한 사람은 자기 자신 보다 주인의 은혜를 보았습니다. 그러기에 감사하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먼저 온 사람은 일자리에 불러준 주인의 은혜를 보기보다는 자기가 한시간 일한 사람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했다는 자기공로와 자랑할 자신만을 보았기에 감사할 수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정녕, 포도원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우리들은 여전히 죄와 사망의 세계에 머물러 있었을 것입니다. 구원 얻기에 어떤 자격이나 공로도 없는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성도가 되십시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구원하여 주셨을 뿐 아니라, 우리로 부족함이 없도록 하십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9:8)
하나님의 그 넓고 크신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십시다. 풍족한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하나님께 우리의 모든 영광을 돌리는 감사하는 성도가 되십시다. 천국의 역사는 은혜의 역사입니다. 그러기에 이 은혜의 역사를 알고 감사하는 사람이 천국의 참여자이고 합당한자입니다.
자신을 부인하는 겸손입니다.
한시간 일한 일군은 자기의 공로를 내세울 것이 없었으며 그러므로 자신의 자랑을 내세울 수도 없었습니다. 단지 주인의 은혜와 사랑을 자랑할 뿐이었습니다. 주인 앞에서 자신의 공로를 부인하는 겸손함이 한시간 일한 일군의 모습입니다.
주인 앞에 자신의 공로를 내세운 먼저 온 일군들은, 자신의 수고와 공로를 내세워 주인을 원망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수고와 공로가 주인의 은혜 앞에서는 전혀 내세울 것이 될 수 없는 부끄러운 것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전 9:16)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고 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은혜, 하나님으로부터 너무 많은 은혜를 받았기 때문에 그 은혜에 비하면 내가 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많은 은혜를 받았는데, 너무나 큰 은혜이기에 그 은혜를 갚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은혜에 비하면 내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랑 그 은혜에 비추어 볼 때, 자랑할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어거스틴'에게 "신앙생활에 첫째 되는 것이 무엇입니까?"고 물었습니다. "그것은 겸손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럼 둘째는요?", "겸손이요", "그럼 세 번째는요?", "세 번째도 겸손이요"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앤드류 머레이'는 그의 책 '겸손'에서 '겸손한 사람은 전혀 시기나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자기 앞에서 칭찬 받고 축복의 소리를 들을 때에도, 그는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예수의 영을 가진 사람이요, 자신을 기쁘게 하거나 자신의 영광을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성령께서 원하시는 일을 기뻐하는 사람이다, 이어서 그는 '겸손이란, 스스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도와 믿음의 경건 훈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며, 이것을 위해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참으로 겸손이란 시기심이나 경쟁심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부인하고 타인을 사랑하며 감사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왜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을 부인해야 합니까? 왜 겸손해야만 합니까? 인간의 구원과 인간의 참됨은 인간스스로 되어진 부분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내세울 만 하고 자랑할만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하나님 은혜 앞에서 부끄러운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달려 고통과 함께 피 흘리게 하시고, 그 생명을 속죄의 제물로 삼으셨습니다. 그 은혜로 구원받은 우리가 그 은혜 앞에 내세울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오직 그 십자가 앞에서 자기를 부인함과 함께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겸손을 가진 사람이 나중 되었을지라도 먼저 된 자가 됩니다. 이 겸손을 잃고 교만한 사람은 먼저 되었을지라도 나중 된 자가 되고 맙니다. 자신을 부인하는 겸손을 가진 사람이 바로 천국의 참여자이자 주인공인 것입니다.
주인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열심과 성실함입니다.
한시간 일한 일군은 한시간 밖에 일할 시간이 없는데도 불러준 주인의 은혜에 감사해서 열심히 일했을 것입니다. 먼저 온 사람들과는 달리 요령 피우지 않고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시간을 양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질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일의 내용도 정성을 다하였기에 수준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나중 왔을지라도 먼저 온 사람보다 더욱 열심히 정성껏, 최선을 다했기에 한시간의 일이 먼저 온 일군들의 것보다 훌륭했을 것입니다. 이것이 나중 되었으나 먼저 되는 모습입니다.
신앙생활의 평가의 기준도 이와 같습니다. 그것은 길이가 아니라 내용입니다. 오래 믿었다고 칭찬 받고, 신앙의 연륜이 짧다고 책망을 듣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각 사람의 신앙에 평점을 매기신다면 그 기준은 연륜이 아니라 열매입니다. 이 열매는 최선을 다하는 열심, 곧 성실함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바울은 자신은 (롬 1:14) "헬라인이나 야만이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고 했습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할 때마다 빚진 자의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유대인들에게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는데 일 주야를 깊음에서 지냈으며, 여러 번 여행에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고후 11:23-27)
하나님의 은혜에 빚진 자라고 생각하기에 그 빚을 갚는 마음으로 바울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고자 했습니다. 빚진 자로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열심을 가지고 성실히 복음을 전했습니다.
먼저 온 사람들은 품삯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시간 일한 사람에게도 자신과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주었다고 불평하였습니다. 그러나 한시간 일한 사람은 주인의 은혜에 대하여 감사함으로 품삯보다는 주인의 일 자체에 관심을 더 크게 가졌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감사하는 사람은 하나님께 대하여 최선을 다하는 열심과 성실함을 드러냅니다.
'보나르' 박사가 꿈을 꾸었는데, 그것은 천사가 그의 열심을 저울에 달아본 중량이 100Kg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그 중량의 내역을 듣고는 더욱 겸손해지고 하나님께 새로운 마음으로 헌신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내역은 100Kg중, 14Kg이 이기적 열심이고, 22Kg이 명예를 위한 열심이고, 15Kg이 파당을 위한 열심이고, 23Kg이 사람을 사랑하는 열심이고, 26Kg만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열심이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인 포도원의 일군으로 우리를 불러주신 그 하나님을 위한 우리의 열심은 어떤 것입니까? 우리가 열심히 살아가는 생활가운데 하나님을 사랑하는 열심은 100Kg중 몇 Kg이나 되는지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한시간 일한 일군은 오직 주인을 위해 주인이 사랑하는 포도원 일에 정성과 성실함으로 열심을 다했습니다. 일하는 것이 기쁨이며 즐거움이었던 것입니다.
경기도 양주 땅에 몰골안이란 마을에 수동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는 1982년에 지은 교회로 교회 뜰에 '최군명 장로 기념비' 라는 비석이 서있어서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최 장로님은 처음 예수를 믿을 때, 3년 동안 그곳에서부터 120리 길을 걸어 정동제일감리교회에 출석했습니다. 교회 갈 때, 감자 큰 것 두 개를 삶아 가지고는 토요일 밤 9시경에 출발했습니다. 자정쯤 되어 한 고개 마루턱에 오르면 거기서 감자 하나를 먹고 서울에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정동교회에 도착해서 나머지 한 개를 조반으로 먹었습니다. 예배에 참석하고 마치면 120리 길을 걸어서 돌아갔습니다. 이 최선을 다하는 열심,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며 감사하는 열심,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하여 120리 길을 걷는 겸손한 열심, 하나님을 섬기고자 하는 이 열심과 성실함은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고, 하나님은 선교사들의 마음을 움직이셨습니다. 감동 받은 선교사들은 그곳에 땅을 사주고 예배당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최군명 장로님의 하나님을 신앙하는 열심과 성실함을 기리기 위해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한시간 일한 사람의 포도원 주인이신 하나님을 향한 최선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감사와 겸손, 그리고 정성을 다하는 열심과 성실함으로 나중 되었을지라도 먼저 된 사람이 되시는 천국의 합당한 자이자 참여자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멘.
(김 성철 목사)
